'뉴욕은 나의 무대 , 정체성은 나의 힘' 배우 김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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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지 않는 도시, 전 세계 예술가들의 꿈이 거대하게 충돌하고 융합되는 곳. 뉴욕 브로드웨이의 화려한 조명 뒤에는 수천 명의 아티스트가 흘리는 땀방울이 서려 있습니다. 그 치열한 무대의 중심에서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고 있는 한국인 배우가 있습니다.
브로드웨이의 기획자가 되기까지 고등학교 시절, 하늘을 나는 승무원을 꿈꾸며 태평양을 건너온 한 소녀는 우연히 오른 학교 뮤지컬 <Fiddler on the Roof> 무대 위에서 운명적인 '떨림'을 만났습니다. 그 떨림은 소녀를 연기라는 깊은 바다로 이끌었고, 이제 그녀는 뉴욕을 무대로 활동하는 실력파 배우이자, 아시안 아티스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열정적인 프로듀서로 성장했습니다.
박해미 감독의 눈에 띄어 4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현대판 '심청'으로 분했던 드라마틱한 순간부터, 브로드웨이 아티스트들과 함께 아시안의 에너지를 폭발시킨 카바레 쇼 <AAPI Playlist>의 매진 신화까지. 김채연 배우는 단순히 배역을 연기하는 것을 넘어, 뉴욕이라는 거대한 캔버스에 한국인의 정체성과 아시안의 가능성을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오늘 K-STORY는 경계를 허물고 자신만의 장르를 개척해 나가는 배우 김채연을 만나, 그녀가 뉴욕에서 써 내려가고 있는 눈부신 기록들과 그 너머의 진솔한 이야기들을 들어보았습니다.

뉴욕에서 배우로 산다는 것
한국을 떠나 뉴욕에서 배우로 활동하게 된 계기와, 이 도시가 배우 김채연에게 어떤 의미인지 들려주세요. 뉴욕이라는 무대가 당신을 어떻게 성장시켰나요?
고등학교 때 저는 승무원이 되고 싶어서 미국에 왔습니다. 그런데 학교 뮤지컬 Fiddler on the Roof에 참여하면서 처음 무대에 서게 되었고, 그 순간 제 마음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조명이 켜지고 관객 앞에 서 있었던 그 떨림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때 처음으로, '아, 나는 이걸 평생 하고 싶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이후로 자연스럽게 연기를 더 깊이 배우고 싶어졌고, 뉴욕으로 와서 연기를 전공했고 이 도시에서 직접 오디션을 보며 배우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뉴욕은 정말 치열한 곳이지만, 동시에 누구보다 간절하게 꿈을
꾸는 사람들이 모인 도시이기도 합니다. 좋은 작품에서 주연을 맡을 기회도 얻으면서, 저는 점점
'김채연' 이라는 배우로서 관객에게 무엇을 전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배우는 과정이지만, 뉴욕은 저에게 저만의 연기와 이야기 를 만들어갈 수 있게 해준 도시입니다.

심청에서 세계 영화제까지
박해미 감독의 Blue Blind New York 쇼케이스에서 심청 역을 맡았던 경험과, 수상작 영화 Bra Top 출연까지 이어진 과정이 궁금합니다. 전통적 서사와 현대적 캐릭터를 오가며 느낀 배우로서의 변화는 무엇인가요?
약 400명이 참여한 글로벌 오디션을 거쳐 박해미 씨 Blue Blind New York 쇼케이스에서 심청 역을 맡았던 경험은 제게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고전 '심청전'을 바탕으로 했지만, 이번 작품 속 심청은 희생의 상징이 아닌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독립적인 여성 캐릭터였고, 그 점이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이후 영화 Bra Top 에 출연하며 카메라 연기를 경험했는데, 무대에서 의 에너지 중심 표현과 달리 카메라 앞에서는 눈빛과 호흡 같은 아주 작은 디테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전통과 현대, 무대와 스크린을 오가며 저는 표현의 크기와 밀도를 조절하는 법을 익혔고, 그 과정 속에서 배우로서 한층 더 유연하고 깊어졌다고 느낍니다


배우이자 프로듀서, 두 개의 시선 공연자이면서 동시에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무대 위에 설 때와 작품을 기획할 때, 가장 크게 달라지는 시선은 무엇인가요? 두 역할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나요?
공연자로 무대에 설 때와 프로듀서로 작품을 기획할 때는 시선이 많이 달라진다고 느꼈습니다.
처음 기획을 시작했을 때는 뉴욕에 정말 실력 있는 아시안 배우들이 많지만, 그만큼 무대에 설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생각이 들어서 "함께 재미있게 무대에서 놀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프로듀서 역할을 맡아보니 티켓 판매, 음악 감독과 밴드 섭외, 공연장 대관, 리허설 스케줄
관리 등 생각해야 할 부분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배우로 무대에 설 때와는 또 다른 책임감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특히 서수연 친구와 공동 프로듀싱을 하면서 많은 것을 함께 배웠습니다.
Blue Blind New York에서 처음 수연이를 만났는데, 연기와 노래 모두 뛰어난 친구라 프로듀싱 과정에서도 서로 의지하며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퍼포머로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을 더 좋아하지만, 퍼포머로 써 는 제 역할 연기 노래만 집중하면 되지만 프로듀서로는 동시에 스토리 텔링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고, 공연을 만드는 과정 자체도 배우로서의 시야를 넓혀주는 중요한 경험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AAPI 플레이리스트'가 남긴 것
브로드웨이 배우들과 함께한 카바레 쇼 AAPI 플레이리스트'를 공동 제작하며 거의 매진에 가까운 객석을 이끌어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관객의 반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요?
브로드웨이 배우들과 함께 카바레 쇼 "AAPI Playlist"를 공동 제작하면서 가장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아시안 배우들도 무대 위에서 마음껏 즐기고 축하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공연을 통해 무언가 무겁 게 전달하기보다, 아시안 아티스트들이 그냥 신나게 노래하고, 웃고, 무대위에서 주인공으로 존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뉴욕이라는 도시 New York City에서 공연을 만들면서, 인종과 상관없이 객석이 꽉 찬 상태로 아시안 아티스트들을 응원하고 축하해주는 분위기를 느꼈을 때 정말 감동이 컸습니다. 공연이 끝난 후에 관객들이 "다음 시리지 언제 나오냐"라고 계속 물어봤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그 말을 들으면서 이런 공연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책임감과 동시에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아시안 아티스트들이 무대에서 자유롭게 표현하고 축하받는 이야기를 계속 만들고 싶습니다
국경을 넘는 한국 배우의 정체성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배우로서, 정체성은 때로는 힘이 되고 때로는 질문이 되기도 합니다. 김채연 배우가 생각하는 "한국 배우"라는 정체성은 무엇인가요?
해외에서 활동하면서 처음에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내가 설 자리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고, 동시에 한국에서 봤을 때 내가 너무 한국적이지 않은 배우로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미국에서 생활해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두 문화 사이에 있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저의 그런 유니크함이 저의 강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국 배우로서 꼭 특정한 모습으로 정의되기보다, 제가 가진 경험과 스토리 자체가 한국 배우로서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국 배우"라는 것이 하나의 스타일이나 이미지라기보다, 제가 살아온 환경과 감정, 그리고 제가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 자체라고 믿고 있습니다. 결국 저는 제가 한국인으로서 충분히 가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하며, 그 정체성을 오히려 제 연기의 힘으로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무대, 앞으로의 이야기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역할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리고 10년 후, K Story 매거진이 다시 김채연을 인터뷰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으신가요?
저는 새로운 작품에 도전하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앞으로도 무대와 영화, 그리고 다양한 장르를 계속 경험해보고 싶고, 특히 한국인 유학생이나 아시안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을 더 깊이 다뤄보고 싶습니다. 지금 활동하고 있는 New York City라는 도시에서 다양한 문화와 이야기를 접하면서, 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에도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10년 후에 다시 인터뷰를 하게 된다면, 한국인 유학생이나 아시안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작품이 성공해서, 그 작품이 여러 극장에서 다양한 아시안 배우들과 함께 공연되는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더 많은 아시안 아티스트들이 무대에서 주인공으로 설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면 정말 의미 있을 것 같습니다.
배우 김채연의 눈빛에는 뉴욕의 치열함과 한국인의 따뜻한 정서가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만들어갈 다음 '플레이리스트' 가 브로드웨이를 넘어 전 세계에 울려 퍼질 날을 K-STORY가 응원합니다.